브롬톤 적응
걷기만 하는 건 지루했다. 그리 멀리 가지도 못하고, 가더라도 돌아가는 길도 지루하고.
무엇보다 끊임없이 지루한 하루에 우울함 만이 더해져 가는 게 싫었다.
전에 탔던 MTB를 다시 사고 싶진 않았다. 집에 놔둘 곳이 없단 이유로 이사오면서 그냥 버려버렸기에 멍청한 짓을 다시 반복하고 싶진 않았다.
지인의 연락을 받고서, 고민 끝에 구매하기로 결정한 큰 이유는 그 작음 때문이었다.
비록, 브롬톤에서 자랑하는 생활 속 자전거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지만. 굳이 대중교통과 연계하지 않더라도, 캐리어에 넣고 여행을 다니지 않더라도
그 작음은 좁은 내 방에 두기에도, 차에 싣고 다니기에도 충분한 크기였다.
폴딩 방식은 새롭고 재밌었다. 그리 복잡하지 않는 방식임에도 익숙해 지기까지 연습은 필요했다.
다 접혔을 때의 그 작음은, 어떻게 이렇게 작게 접힐 수 있는지 신기했다.
과연 내 무게를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몇번의 라이딩을 통해 조금씩 사그라 들었다.
여전히 어딘가의 불안함은 있지만, 브롬톤 이라는 브랜드를 마냥 믿어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안장통은 곧 익숙해 질 것 이기에 참을만 했고, 안장 위에서 쉬는 방법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처음 느껴보는 전립선 통증은 꽤나 심각하게 괴로웠다.
안장의 위치와 각도를 조절해 봤지만 달라지진 않았다. 이런저런 검색 끝에, 안장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 채.
그렇게 고른 안장은 Seller SMP Well 안장이었다. 확실히 브롬톤 안장 보다는 통증이 덜 했지만, 그렇다고 사라지진 않았다.
엉덩이를 이리저리 움찔 거리면서 어떻게 앉아야 통증이 없을지 고민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자세의 문제가 아니라 무게의 문제라고.
그렇게 조금씩 브롬톤에게 적응해 가고 있었다.